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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백군기 용인시장 "모두 행복한 시립동물장묘시설 추진"
[인터뷰]① 백군기 용인시장 "모두 행복한 시립동물장묘시설 추진"
  • (용인=뉴스1) 최서윤 기자
  • 승인 2019.03.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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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군기 용인시장이 22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3.2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용인=뉴스1) 최서윤 기자 = "자식 같은 동물들을 후회 없이 떠나보낼 수 있다면 시민들은 마음의 위로를 얻고 행복감도 느낄 수 있으니 이것이 곧 '사람 중심 새로운 용인'을 만드는 일입니다."

백군기 용인시장의 말이다. 백 시장은 지난 22일 용인시청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최근 시립 동물장묘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동물 행복=사람 행복'이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백 시장은 "이 땅에 태어난 동물들의 생명을 중시해 마지막까지 잘 보내주고 싶다"며 시립 동물장묘시설 건립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사실 동물 관련 시설을 설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반려견놀이터 하나를 설치하려고 해도 민원이 빗발친다. 특히 장묘시설은 아직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더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기 일쑤다. 다른 여러 지자체에서도 동물장묘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주민 반대가 심해 아직 성공한 곳이 없다.

백 시장은 "반려동물 양육인구 1000만명 시대에 장묘시설은 꼭 필요하다"며 "건립을 추진 중인 문화센터와 장묘시설을 지역 주민과 상생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주민들이 장묘시설이 들어선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최고의 모델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물을 키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여러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각자의 입장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지자체가 할 수 있는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백군기 용인시장과의 일문일답.

- '사람 중심, 새로운 용인'이 용인시의 새로운 슬로건이다. 이와 별개로 동물친화도시로도 알려져 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지.

▷ 반려동물 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만큼 이와 관련된 문제들도 부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키우지 않는 사람 모두 서로의 입장을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부터 선행돼야 한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2017년 1월부터 직영으로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선 유기동물 보호와 입양 뿐 아니라 유기동물 사회화교육, 길고양이 중성화 등을 하고 있다. 올바른 반려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실내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반려견의 행동교정, 사회화교육 등 반려가족들을 위한 크고 작은 문화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급증함에 따라 장묘시설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많은 주민들이 동물장묘시설을 생활정서나 환경문제 등 이유로 기피한다. 시가 적극적으로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우려하는 부분은 해소하고 사설 장묘시설 등의 난립을 막을 수 있도록 시립 반려동물문화센터 및 동물장묘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 해당 부지에 대한 공모를 진행 중이다. 부지가 선정되면 지역주민과 상생하고 교육센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올바른 반려문화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부분도 뒷받침돼야 한다. 지난달에는 '용인시 동물장묘업 시설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을 제정했다. 이에 더해 '용인시 동물보호 및 복지에 관한 조례'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람과 동물이 상생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

- 서울시, 경기도 등을 제외하면 동물보호과가 있는 지자체가 거의 없다. 동물보호과 신설 계기가 궁금하다.

▷ 용인시가 전국 기초 지자체로는 최초로 동물보호과를 신설했다. 반려동물 인구가 급속히 늘며 행정 수요도 크게 증가해 이에 맞는 행정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전담부서를 설치한 것이다. 기존에는 축산과 내 팀으로 있던 것을 지난 2017년 동물보호센터(사업소)로 확대했고 시장 취임 후 조직을 개편하며 1개과(3개팀)로 재편했다. 시립 반려동물문화센터 및 동물장묘시설 건립을 비롯해 유기동물 보호센터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성숙한 반려동물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 동물보호과 내 동물문화팀이 있는 것도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점이다. 동물보호나 복지가 아니라 문화로 접근한 이유는 무엇인지.

▷ 우리나라 인구의 20%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해야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당위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쉽게 버려지고 학대 받는 동물들이 생겨나고 이웃이 키우는 반려동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경우도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도, 키우지 않는 사람도 기본적으로는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서로를 배려해야 한다. 하지만 강제하기보단 자연스럽게 하나의 문화로 정착시켜나가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성숙한 반려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 반려동물 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했지만 그 의식수준은 많이 미흡하다. 유기동물을 보호하고 입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유기동물이 생겨나지 않도록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반려동물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펫티켓(펫+에티켓) 교육을 하고 반려동물 축제 같은 행사를 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진정한 동물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성숙한 반려문화를 만드는 것은 물론 전담인력을 키우는 것도 공공부문이 해야 할 몫이다.

<계속>

[인터뷰]② 백군기 용인시장 "사람과 동물 공존하는 사회 만들겠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호수공원 반려견놀이터에서 강아지들이 뛰어놀고 있다. 2017.4.12/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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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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