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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발견(犬)]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는 궤짝에 살던 반려견
[가족의 발견(犬)]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는 궤짝에 살던 반려견
  •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승인 2019.03.3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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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지난 2월, 전북 진안군의 한 집에서 개 2마리가 발견됐다. 이 개들은 마당이나 집안이 아닌 궤짝 안에서 살고 있었다. 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이하 동학방)에 구조요청을 한 제보자에 따르면 이 궤짝은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는 곳이었다.

일반적으로 개를 기르는 것이 아닌 감금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 그러나 현행법상 이같은 방치 현장만으로는 처벌도, 강제격리도 불가능했다.

결국 동학방은 제보자와 상의 끝에 견주로부터 개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제보자가 개 1마리를 구조 후 다음날 동학방이 현장을 찾아 남아있는 개까지 모두 경기 양주시 동학방 쉼터로 데려오기로 했다.

동학방이 현장을 찾은 다음날, 궤짝 안이 답답했을 것 같은데도 개는 나오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조를 하려는 동학방 관계자에게 으르렁댔다. 그는 일단 개를 진정시킨 뒤 천천히 개를 나오게 했다. 이후 동학방 관계자는 견주에게 그동안 있었던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고했다. 담당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현장 방문 후 계도조치를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동학방 관계자는 개를 데리고 쉼터로 향했다. 그러나 개는 차를 타고 긴 거리를 이동하는 게 힘들었던 모양인지 멀미를 했다. 토를 하기도 했는데, 토사물엔 라면가닥, 밥알 등 음식물들이 가득했다. 협력병원에 도착한 뒤에도 개는 꼬리를 말고 두려움이 가득한 눈빛을 보였다.

지노가 살던 궤짝.(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제공)© 뉴스1

이 개에겐 '지노'라는 이름이 생겼다. 입소 초반엔 낯선 환경이 두려운 듯 자꾸 숨으려고만 했다. 아직도 사람에게 낯을 가리지만 익숙해지고, 친해지면 사람을 잘 따르는 편이라고. 건강상태도 양호한 편이다.

동학방 관계자는 "비록 낯가림도 있고 안타까운 과거를 가진 지노이지만, 사랑받아 마땅한 아이"라며 "좋은 가족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Δ성별: 수컷(중성화 예정)
Δ나이: 2~3세 추정
Δ체중: 5㎏
Δ품종: 믹스견
Δ문의: 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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